리야드 킹 파흐드 로드를 달리는 차들

출퇴근길에 매일 사고를 본다: 사우디에서 운전하며 느낀 것들

기준일: 2026년 11월 3일. 앞부분은 제 개인 경험이고, 통계와 절차는 보도된 자료를 정리했습니다.

사우디에서 운전은 무척 힘듭니다. 저는 출근할 때 한 번, 퇴근할 때 한 번, 하루 두 번씩 거의 매일 사고 현장을 봅니다. 한국이나 유럽에서 운전해 본 분이라면, 오시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한국과 가장 달랐던 장면들

첫째는 1차선입니다. 앞이 막혀 있는데도 비켜 달라고 뒤에서 상향등을 켭니다. 앞차가 갈 곳이 없는 것을 보면서도 그렇습니다.

둘째는 차간거리입니다. 속도는 아주 빠른데 앞차와의 거리는 거의 없습니다. 사고가 안 나는 것이 이상하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셋째는 오른쪽입니다. 한국에서는 맨 오른쪽 차선에 있으면 그쪽은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여기서는 오른쪽 뒤에서도 차가 많이 나타나고, 공간이 조금만 있어도 끌어듭니다.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넷째는 건너편으로 가는 일입니다. 교통신호가 드물고 좌회전도 잘 없어서, 대부분 유턴이나 P턴을 해야 합니다. 바로 건너편 도로인데도 길게 돌아와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불법 유턴이 많고, 역주행하는 차까지 봅니다. 내비게이션이 알려 주는 도착 시간을 그대로 믿지 말고, 돌아갈 길을 미리 보아 두는 편이 좋습니다.

중앙분리대 때문에 다음 유턴 지점까지 갔다가 건너편 목적지로 돌아오는 경로 개념도
건너편으로 갈 때의 경로 개념도. 직접 그린 그림입니다.

숫자로 보면

제 눈에 그렇게 보이는 것만은 아닙니다. 사우디 통계청의 2022년 자료를 전한 Gulf News 보도에 따르면, 갑작스러운 차선 변경이 약 47만 5,000건, 안전거리 미확보가 약 45만 9,000건의 사고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역주행 사고도 약 1만 4,000건으로, 전년 약 1만 2,000건보다 늘었다고 합니다. 같은 해 사망자는 4,555명이었습니다. 전년보다 2.1% 줄어든 수치입니다. 다만 이 수치는 조금 오래됐고, 원인별 건수의 집계 기준은 기사만으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단속 규정도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공공안전국은 안전거리 미확보에 최대 300리얄의 벌금을 안내했고, 교통총국은 차량 사이를 이리저리 오가는 행위를 3,000~6,000리얄 벌금 대상이라고 밝혔습니다. 상향등을 켜는 뒤차에 주눅이 들더라도 같이 속도를 내서는 안 됩니다.

면허증은 이렇게 바꿨습니다

저는 한국 면허증을 제출해 사우디 면허로 교환했습니다. 두 나라 사이의 협약으로 교환해 준다고 알고 있습니다. 먼저 병원에서 운전면허 발급용 신체검사를 받아 서류를 준비하고, 온라인으로 예약한 뒤 운전면허시험센터에 갑니다.

가장 힘든 건 예약이었습니다. 시험이 아니라 예약이 제일 어려울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센터에서 잠깐 한 바퀴 도는 테스트를 했고, 바로 바꾼 교민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릅니다.

공개 안내를 보면 절차는 대체로 비슷합니다. ksaexpats(민간 안내, 2026년 5월)에 따르면 Efada 승인 기관에서 검사를 받아 Absher 계정에 연결하고, Absher에서 교통국(Moroor) 예약을 잡으며, 수수료를 내고 서류를 제출합니다. 이카마가 있는 거주자는 사우디 면허가 필요하다고 안내합니다.

  • 한국 면허증 원본과 이카마, 여권
  • 아랍어 번역 필요 여부
  • 운전면허용 신체검사
  • 예약: 시간을 넉넉히 잡고 미리 시도

제가 권하는 운전법

  • 비켜 줄 곳이 있으면 비켜 주고, 1차선에서 버티지 마세요.
  • 맨 오른쪽 차선에 있어도 오른쪽 사이드 미러를 보세요.
  • 앞차와 거리를 두면 들어오는 차가 있을 겁니다. 화내지 말고 다시 거리를 벌리세요.
  • 출근 시간을 조금 당기면 차선을 바꿀 일이 줄어듭니다.
  • 블랙박스를 달아 두면 사고 때 설명하기 수월합니다.

제가 100:0 가해자가 된 날

저도 접촉사고를 겪었습니다. 오른쪽 마지막 차선에서 우회전을 기다리며 왼쪽에서 오는 차만 보고 있었는데, 노란 선을 넘어 오른쪽으로 차가 올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상대 차가 노란 선을 위반한 것이었지만, 당시 경황이 없어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고 100:0 가해자로 모두 물어 줬습니다.

사우디에서는 사고가 나면 경찰보다 Najm을 부르는 경우가 많고, 사고가 자주 나는 만큼 처리는 비교적 빠릅니다. 제 경험상 한국처럼 30:70으로 나누기보다 누가 더 잘못했는지 따져 한쪽이 모두 부담하는 100:0도 자주 나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의 한마디와 증거가 크게 작용한다고 느꼈습니다.

지금 다시 그날로 돌아간다면 이렇게 하겠습니다.

  • 차를 옮기기 전에 가능하면 사진부터 찍기. 차선과 노란 선이 함께 나오게
  • 당황해도 상대 차의 위반을 먼저 설명하기. 얘기가 어려우면 아랍어를 하는 동료나 보험사에 전화
  • 블랙박스 영상 지우지 않기
  • 판정이 이상하면 이의 제기하기

민간 보험 안내 사이트 Giraffy(2025년 10월)에 따르면 Najm 판정은 법규와 증거를 바탕으로 하며 100%뿐 아니라 70:30 같은 비율도 있습니다. 보고서를 받은 뒤 30일 안에 새 증거나 사실 오류를 들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저는 그때 이를 알지 못했습니다. 기한과 절차는 사고 때 Najm이나 보험사에 다시 확인하세요.

참고로 술이 금지된 나라라 제가 아는 한 한국 같은 음주 단속은 없습니다.

사고가 나면

Gulf News의 2024년 안내를 정리하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번호는 오기 전에 다시 확인하세요.

  1. 다친 사람이 있는지 보고, 비상등을 켭니다. 필요하면 구급차(997)를 부릅니다.
  2. 가벼운 사고는 차를 안전한 곳으로 옮깁니다.
  3. 한쪽이라도 보험이 유효하면 Najm(199033)에, 중대 사고이거나 양쪽 모두 무보험이면 Muroor(993)에 연락합니다.
  4. 여러 각도로 사진을 찍고 면허증, 차량 등록증, 보험 서류를 준비합니다.
  5. 현장을 떠나지 않습니다. 떠나면 위반과 벌금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오시면 이 번호들을 차에 붙이기 전에 전화에 저장해 두세요. 사고가 나서 찾으려면 이미 정신이 없습니다.

이 글은 개인 경험과 공개 보도를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벌금과 절차는 바뀔 수 있으니 현지 당국과 보험사에 확인하세요.

출처

대표 사진: Driving north on King Fahd Road, Francisco Anzola, CC BY 2.0. 크기 조정. 유턴 개념도는 직접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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